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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국 칼럼] 탄핵정국에도 국정은 돌아가야 한다
▲고성국(정치평론가・정치학박사)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되었다. 234표의 탄핵찬성은 탄핵민심이 얼마나 뜨거웠는지를 잘 보여주었다. 이로써 탄핵정국의 1막이 내려졌다. 탄핵열차는 국회의 탄핵 의결이라는 중간 정차역을 지나 헌법재판소 판결까지 얼마나 걸릴지 모를 길을 다시 달려가야 한다.

탄핵에 성공한 야권은 기다렸다는 듯 헌재가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탄핵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탄핵을 밀고 온 야권으로서 응당 할 수 있는 말이긴 하나 헌재의 판결에 정치적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대통령이 즉시 하야해야 한다는 야권의 또 다른 주장도 적절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국회가 합의하는 대로 자진 하야하겠다는 대통령의 제안도 거부하고 탄핵을 밀어붙인 야권이 다시 대통령의 자진 하야를 요구하는 것은 적어도 논리적으로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 ‘질서있는 퇴진’을 허락할 수 없다며, 탄핵이라는 단죄를 내려야 한다고 여기까지 밀어붙인 야당이 이제와서 대통령의 ‘질서있는 퇴진’을 허락할 수 없다니 앞뒤가 안 맞는다는 뜻이다.

‘탄핵은 대통령 뿐 아니라 내각에 대한 불신임도 포함된 것’이라는 주장도 이해하기 어렵다. 국회 추천 총리안을 거부하고 김병준 총리 후보자를 곰바우로 만들어 문자로 해임통보까지 받은 황교안 총리의 임기를 연장하고 그를 대통령 직무권한 대행의 자리에까지 앉힌 것이 야권 아닌가 말이다. 야권의 스탭이 이렇게 꼬이게 된 것은 야권이 초유의 탄핵정국 속에서도 정파정치에 매몰되었기 때문이다.

더불어 민주당은 헌재의 탄핵 판결을 지속적으로 압박함으로써 탄핵정국을 지속시키고 이를 통해 조기 대선에서의 압도적 승리를 도모할 것이다. 문재인 입장에서는 이재명의 급부상이 신경쓰이긴 하나 당내 경선을 통해 어떻게든 정리될 것이므로 제3지대의 개헌론만 원천봉쇄하면서 반기문의 출현에 대비하면 된다고 계산할지 모른다.

반면, 이재명, 안철수 등은 계속되는 탄핵정국에서 선명성 경쟁으로 승부를 보겠다고 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야권은 좀 더 강경한 입장 좀 더 거친 발언들이 득세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반기문은 사실상 해체상태인 새누리당에 입당하기 보다는 보수와 중도를 아우르는 신당 창당을 통해 새정치와 새인물로 승부할 가능성이 높다. 어떤 것도 다 가능하나 앞으로의 정치가 국민만 바라보고 가는 국민정치로 발전해 나갈지 아니면 자파세력만으로 뭔가를 해보려는 정치공학적 정파정치로 시종할지는 아직 단언하기 어렵다.
 
조기 대선이 확실시되는 탄핵국면에서는 아무래도 정파정치가 더 집요하고 더 노골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그럴 경우, 국민은 이번에는 정치권을 탄핵하게 될지 모른다. 국민이 나라를 걱정하는 상황이 다시 재현될 수 있다는 뜻이다.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되고 탄핵안이 헌재에서 심리되어도 안보는, 경제는, 민생은 중단될 수 없다. 야권이 아무리 비판해도 황교안 총리가 즉각 대통령 직무대행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것은 그것이 안보의 구멍, 경제의 중단, 민생의 포기를 막고 헌정중단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긴급대응체계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탄핵되었고 모든 것은 헌법재판소로 넘어갔다. 이제는 정치권도 국민도 촛불을 거두고 본래 자리로 돌아가야 할 때다. 탄핵안의 처리 여부는 헌재에 맡기고 정치권은 예고된 조기 대선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서야 한다. 시간이 별로 없는 만큼, 준비와 검증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언론도 일상으로 돌아와야 한다. 촛불집회와 청문회 중계로 드라마와 예능을 잠재웠던 뜨거운 시간들을 뒤로 하고 차분하게 일상을 챙겨야 한다. 전 세계가 격찬한 성숙한 시민의식과 시위문화를 이제는 일상을 차분히 챙기는 모습을 통해 다시 한 번 보여주어야 한다. 정치가 아무리 무능하고 천박해도 대한민국 국민이 있는 한 대한민국은 건재할 것임을 다시 한 번 보여주어야 한다. 그것이 작금의 탄핵정국을 ‘국가발전을 위한 성장통’으로 만드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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