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국제 미국
미국 대선이 보여준, 한국 언론의 부재(不在)성 … 누가 제정신인가, “트럼프 또는 한국여론”트럼프의 승리 예견했던 이춘근 박사 “문제는 트럼프 진영과 정책을 조율할 사람이 없다는 것”
▲ 트럼프의 승리를 예견했던 이춘근 박사(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

트럼프가 45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 당선됐다. 국내 언론을 통해 막말 제조기, 괴상한 사람으로 비추어졌던 트럼프가 어떻게 미국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을까? 여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외신과 한국 언론의 보도 내용이 판이하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해야 할 언론이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며 국민의 눈과 귀를 가로막고 있었던 것이다. 대한민국 언론, 과연 언론의 제 역할을 다 하고 있는 것인가? 전문가를 통해 분석해 본다.

한국의 언론이 예상 못 한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에 당선된 이때 ‘새로운 미국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라는 주제로 자유경제원 13층에서 오후 2시 이춘근 박사(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가 세미나를 열었다.

트럼프는 바보가 아니다

이춘근 박사는 오래전부터 트럼프의 승리를 예측했다. 대다수 언론이 트럼프를 미치광이로 몰아갈 때 그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전한 몇 안 되는 학자다.

먼저 이 박사는 “2016년 11월 9일 새벽 3시경(미국 동부시각) Donald Trump(이하 트럼프)는 17분에 걸친 승리연설에서 통합과 재건을 강조했다. 상대방 클린턴에게 잘 싸웠다는 칭찬을 해 주고 자신의 승리를 지원한 사람들에게 정중한 감사를 보냈다. 생각을 함께하는 모든 나라와 우호 관계 수립, 막강한 미국 건설 등 지극히 정상적이고 presidential 한 연설을 했다”면서 누가 이 사람을 대선 캠페인 기간 내내 막말을 쏟아낸 비정상이라고 말하겠는가? 라는 물음을 던졌다.

이 박사는 “대 한반도 정책에 대해서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트럼프는 여러 차례 미국의 한반도 정책에 대한 충격적인 언급을 했었다. 물론 트럼프 후보의 언급들은 정교하게 완성된 정책이기보다는 선거 과정에서 득표를 위한 언급들이었다고 보는 편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한국 국민을 놀라게 한 트럼프 후보의 대한반도 정책 관련 주장들은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다.

첫째. 한국은 상당히 잘 사는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방위비 분담에 인색하다.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올려야(100%) 할 것이다.
둘째. 만약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주저한다면 주한미군은 철수해야 한다.
셋째. 한국이 핵무장 하는 것을 미국이 막을 필요가 없다.
넷째. 북한을 통치하는 자는 미친 인간(Maniac)이다.
다섯째. 김정은과 대화할 수 있다.

이 박사는 “이 같은 트럼프의 정책은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다. 그 당시 논리적으로 봐도 맞지도 않는다”며 “이런 주장을 한 것은 득표를 위한 언급들이라 봐야 한다며 당선인이 된 후 정리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미국 군사력을 세계 최강으로 만들겠다고 말해 왔다. 미국이 너무 강해서 아무도 덤비지 못하도록, 그래서 군사력을 쓸 필요가 없을 정도로 강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강하게 만든 군사력을 미국에 쌓아두면 의미가 없다. 주한미군을 철수해 미국으로 가져가면 해체되고 없어지게 된다. 트럼프의 주요 공약이 군사력 확장인데 주한미군을 철수한다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트럼프는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대북 관계는 김 위원장이 하는 것에 달려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북한과 대화를 하겠다고 했지만, 북한이 핵을 고수하면서 대화를 안 하고 있지 않나. 김 위원장 움직임을 보니까 할 수가 없다. 김 위원장이 핵무기를 없애겠다고 하면 트럼프와 대화가 이뤄질 것이다. 대화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둘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미국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에 대해, 트럼프가 밝힌 공약의 뼈대를 기술한 『Crippled America(불구가 된 미국)』

게임의 룰은 바뀌었다

이춘근 박사는 지난 10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현상은 과거 게임의 룰이 바뀐 것을 의미한다”며 트럼프 대선 승리 요인을 이같이 설명했다.

이 박사는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가 된 것 자체가 기존의 정치학 상식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 트럼프 현상은 기존 게임의 룰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게임의 룰이 바뀌는 것을 모르고 자꾸 옛날 틀로 분석하니까 설명이 안 됐던 것”이라고 말했다.

룰이 어떻게 바뀌었다는 것인가? 그는 “이번 대선은 전통적인 공화당 대 민주당, 보수 대 진보의 싸움이 아니라 그동안 소외됐던 아웃사이더(비주류)를 상징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 인사이더(주류)를 상징하는 힐러리 클린턴의 대결이었고, 아웃사이더가 승리한 것입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트럼프를 지지한 아웃사이더들은 누구인가? 이 박사는 "미국이 가는 방향은 세계화이다. 세계화에서 피해를 본 사람들, 곧 백인 노동자 계급이 그들이다. 미국 노동자 계급인 고졸 백인 남성들은 단지 백인이라는 이유로 스스로를 보수로 생각해 왔다. 하지만 자신의 삶이 흑인보다 못하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며 “과거 흑인 빈곤층이 느꼈던 감정을 지금은 이들이 느끼고 새로운 정치 세력으로 나타난 것이다. 트럼프를 찍을 아웃사이더들은 말하지 않고 입을 다물고 있었던 것뿐이다. 그 흐름은 현장에서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을 바로 보고 숨은 지지자들을 볼줄 알아야 한다

과거 이춘근 박사는 “미국인들의 여론조사에 의하면 미국인들의 신문, TV 신뢰도는 바닥 수준”이라며 “트럼프 관련 보도들은 오보가 많았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가 된 사실조차 설명될 수 없다. 트럼프는 언론이 보도하는 그런 만만한, 혹은 정신 나간 후보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박사는 “미국 대선에 대해 한국 언론은 거의 모두가 한목소리로 힐러리가 이길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미국의 언론들은 우리나라 언론과 다르게 트럼프의 우승을 예상하였다”면서 “한 예로 한국 언론의 보도에 의하면 트럼프는 3차에 걸친 토론회에서 모두 진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미국 다른 언론들에 의하면(주류 좌파 언론들을 제외) 트럼프 승리라는 보도가 오히려 더 많았다. 미국에서의 주류언론과 일반 시민들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뉴욕 주립대학교 정치학과 미국 선거 전문 학자 헬무트 노포스(Helmut Norpoth) 교수는 2016년 10월 22일 Fox News Interview 에서 트럼프가 승리할 확률은 최소 87%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국 언론은 힐러리 승리를 95%라고 주장했다”며 이것이 한국 언론이 보는 현실이라고 했다.

이 박사는 “트럼프에겐 숨은 지지자들(under cover voters)이 있었다. 일상에서 보통 미국인들에게 누구를 지지하는지 물어보면 선뜻 대답을 안 하는 사람 중에 의외로 트럼프 지지자가 많다. 그들은 ‘남들이 이상하게 생각할까 봐 말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트럼프의 숨은 지지자가 실제로 더 많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남들에겐 TV 프로 중 다큐멘터리를 가장 좋아한다고 말해놓고 집에 가선 막장 드라마를 보듯 트럼프를 지지하는 본심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 유세장에서 느끼는 민심은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주류 언론이 전하는 선거 판세와는 온도 차가 있다. 신문에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기엔 자질이 부족하다고 나온다. 하지만 유세장에 가보면 누구도 그런 비판에 개의치 않는다. 소위 ‘배운’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트럼프를 보는 시각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면서 “현재 여론조사는 진실을 반영하나? 라는 여론조사에서 11월 2일 미국 Fox news, Trump 경우 인터넷 조사가 전화보다 6% 높다고 언급됐다”고 말했다.

▲ 트럼프의 가장 유명한 저서인 『Art of the Deal(거래의 기술)』

이 박사는 “2016년 7월 25일 자신이 직접 찍은 사진을 보여주었다. 민주당 전당 대회가 열리는 기간 동안 미국 필라델피아의 한 쇼핑몰에 주차되어 있던 트럭에는 ‘힐러리 클린턴을 감옥으로 보내라’는 구호가 적혀 있었다”면서 “트럼프는 언론이 보도하는 그런 만만한, 혹은 정신 나간 후보가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이춘근 박사는 “우리나라 언론도 트럼프의 말을 다 ‘틀린 말’처럼 보도했지만, 미국 시민 상당수가 트럼프의 말에 동의했다”며 “언론이 트럼프를 가지고 논 것이 아니라 거꾸로 트럼프가 언론을 가지고 논 꼴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한국의 언론을 통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트럼프를 또라이, 막말 쟁이, 심지어 정신병자 같은 사람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트럼프에 대한 인식이 정당하고 옳은 것이라면, 그 같은 막말 쟁이, 또라이, 정신병자를 공화당 후보로 만들어 놓은 미국 사람들은 어떻게 평가되어야 하는가? 트럼프를 제외한 16명의 공화당 후보들은 정신병자 같은 녀석 하나를 막지 못한 바보들이란 말인가? 또한, 낙마시키기 위해 그렇게 비방 했는데도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로 확정되는 것을 막지 못한 미국의 언론과 기성 정치가들은 뭐가 되는가?”라고 강조했다.

이 박사는 “트럼프는 한국 언론이 우려하는 바와 달리 자본주의와 자유무역을 신봉하는 사람”이라며 “그는 단지 미국과 중국 사이의 거래에서 ‘공정함’이 결여 되어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것과 동시에 자신은 어떤 나라와도 공정한 게임을 벌일 수 있는 ‘거래의 명수’임을 자랑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된 내용은 트럼프의 가장 유명한 저서인 『Art of the Deal(거래의 기술)』에 담겨있다”고 강조했다.

이춘근 박사는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첫째, 미국 국민을 움직였다. 둘째, 국민의 분노를 파악한 것이다. 셋째, 강력한 지도자의 이미지를 나타냈다. 넷째, 기존의 룰을 깬 정치혁명”이라고 말했다.

이 박사는 “트럼프에 대해 우리가 무엇을 잘못 알고 있었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이 ‘이변(異變)’이라고 떠드는 국내 언론들의 호들갑에 이춘근 박사는 “공화당 경선 후보 중 천재에 가까울 정도로 명석한 젭 부시를 꺾은 현상을 제대로 읽지 못한 우리 언론의 책임이 크다”고 비판했다.

이 박사는 “그의 말들이 저속했지만, 비합리적인 것은 아니었다”며 “미국 국민은 트럼프의 솔직한 발언을 마음속으로 동의했다는 사실이 이날 대선 결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박사는 “우리는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면 우리나라에 좋고, 누가 되면 나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우리가 잘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우리나라에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다. 우리 행동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 문제는 트럼프 진영과 정책을 조율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아마 도두 다 클린턴에게 줄을 대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트럼프 당선 가능성과 대비책 강구 필요성을 강조해 왔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타겟  webmaster@newstarget.kr

<저작권자 © 뉴스타겟,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타겟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