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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서 억울한 옥살이] 사건 재구성···강제연행서 교도소 수감까지
▲2014년 9월 26일 멕시코 서부 게레로 주 이괄라 시에서 시위를 벌이던 아요치나파 교육대생 43명이 실종된 뒤 시신이 모두 불태워진 채로 발견됐다. 이후 멕시코 연방검찰은 지난해 1월 교육대생들이 갱단에 의해 모두 피살돼 이괄라 인근 코쿨라 시의 쓰레기매립장에서 시신이 불태워졌고 유해가 인근 강에 버려졌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 하지만 당시 검경이 연루됐다는 얘기가 끊임없이 떠돌았으며 상당부분 사실로 밝혀졌다. 사진은 숨진 교육대생들 사진과 추모하는 꽃장식. ⓒ아시아엔

애견 의류 디자이너로 서울 송파에서 쇼핑몰을 하던 양아무개(38)씨는 작년 11월 동생이 머물고 있는 멕시코를 방문해 50일쯤 지나던 올 1월15일 밤 멕시코 검찰에 연행돼 멕시코 교도소에 갇혀 있다.

양씨는 경찰영사의 무성의와 무책임, 무능으로 억울한 옥살이를 계속하고 있다. 주멕시코 한국대사관 이임걸 경찰영사(총경)는 “애초 연행당할 때 돈을 썼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아시아엔>은 양씨와 W노래방 종업원 정아무개씨 등 5명이 연행된 직후 멕시코 검찰에서 3일 동안 감금된 채 벌어진 일들을 이들의 진술과 박근혜 대통령과 외교부장관, 경찰청장 등에게 제출한 탄원서를 토대로 재구성했다.<편집자>

2016년 1월15일 밤 늦은 시각 멕시코시티 W노래방. 교민 이아무개(47)씨가 운영하는 W노래방에 복면마스크를 하고 손에는 기관총과 권총을 든 멕시칸 50여명이 들이닥쳤다, 그들은 자신들의 신분을 밝히지 않은 채 양씨와 정씨 등 한인 여성 6명을 봉고차에 강제로 태웠다. 정씨 등은 강도인줄 알고 ‘멕시코에 돈 벌러 왔다가 죽는구나’ 하고 겁에 바짝 질렸다. 그런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멕시코 공권력에 의한 납치였다. 나중에 보니 자신들을 강제로 끌고온 이들은 멕시코 경찰이었고 끌려간 곳은 검찰인걸 알게 되었다.

이들 종업원 5명과 양씨는 모두 멕시코에 처음 방문한 사람들이다. 스페인어는 거의 하지 못했고 이들을 끌고 온 멕시칸 경찰들은 영어를 전혀 하지 못했다.

정씨 등은 한명씩 분리된 채 이틀 이상 잠도 못 자고 화장실도 못 가면서 물도 식사도 못 하고 조서를 꾸며야 했다. 조서는 이들이 진술한 것과 다르게 꾸며지는 듯했다. 이같은 사실은 나중에 이 경찰영사가 통역을 데리고 온 후에 확인할 수 있었다. 5명 모두 이름만 다를 뿐 진술내용도 모두 같이 돼 있었다. 멕시코 검찰은 조사과정에 정식 통역사도 부르지 않고 조서내용도 정씨 등에게 알려주지 않았다.

정씨 등을 조사하던 멕시코 경찰과 검찰들은 “내가 너희들을 인터뷰했다. 만약 문제가 생기면 나를 믿고 찾아와” “넌 아무 잘못 없고 이건 그냥 형식적인 것이니 걱정 말라”고 했다. 그들은 사정반, 협박반으로 서명을 강요했다.

정씨 등은 정식 통역이나 한국 대사관의 영사를 불러달라고 울며 애원했지만 소용 없었다. 아무리 간청을 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자 구글번역기라도 쓰게 해달라고 했지만 이마저 거절당했다.

한숨 못자고 울며 실갱이하다 만 하루가 지나서야 대사관의 이아무개 영사와 통역이 연행된 한국인 종업원 앞에 나타났다. 이 영사는 정씨 등의 처참한 모습을 눈으로 확인했다. 통역을 데리고 정씨 등에게 나타난 경찰영사는 서명을 하라고 자꾸 채근했다. 정씨 등은 통역이 불러주는 것을 듣고서 서류내용에 자신들은 매춘을 하고 양씨는 자신들에게 매춘을 시킨 포주로 되어 있는 것을 알았다. 영사는 “우리가 사인을 하면 그냥 나가지만, 사인을 하지 않으면 기소가 되어 감옥에 송치된다”고 했다.

정씨 등은 하지도 않은 매춘을 했다고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고 이렇게 허위로 작성된 조서 왜 사인을 해야 하느냐며 울면서 버텼다. 하지만 그들은 이미 36시간 이상 조사를 받느라 심신이 지쳐 있었다. 그래도 이들은 버틸 대로 버텼다.

이들은 거짓말로 압박하며 거짓조서를 검찰이 만들었다는 생각으로 사인을 하면 안된다는 생각을 굳게 갖고 버텼다. 그러자 이들을 조사하던 검찰이 초조해 하는 게 역력해 보였다. 다른 방에 있던 검사가 한국인 통역과 경찰영사를 불렀다. 그때 “무조건 사인 받아야 합니다”라고 통역이 전하는 말이 들려왔다. 왜 무조건 사인을 받아야 하는 걸까? 정씨 등은 귀를 의심했다.

검찰은 “마지막 통보”라며 “지금 사인하지 않으면 모두 기소시켜 감옥에 보낸다”면서 여권을 빼앗아 갔다.

정씨 등이 버티자 멕시코 검찰은 한국대사관 경찰영사의 보증으로 그날 저녁 안에 조서 내용을 바꿔주겠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정씨 등은 이틀 동안 압박과 협박으로 계속된 강제수사에도 버텼는데 허망한 생각이 들었다. 특히 조서 내용이 사전에 거짓으로 꾸며졌고 검찰과 한국측 영사 및 통역 사이의 위의 대화내용을 들은 터라 정씨 등이 영사에게 따졌다. “영사님도 못 믿겠으니 서류 내용를 사실대로 바꿔줄 거면 ‘서류를 분명히 바꾸도록 해주겠다’는 영사님 친필사인이 담긴 글이라도 써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영사는 피식 웃기만 할 뿐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조서는 정씨 등 종업원 5명 모두 사인을 한 채 내용은 바뀌지 않았다. 검찰은 애초 약속과 달리 그날 저녁 모두 퇴근하고 우리는 검찰 조사실을 나와 각자 숙소로 돌아와 펑펑 울기만 했다. 양씨는 그날 멕시코시티 소재 교도소에 수감됐다. 그리고 2~3일 지나자 현지에서 가장 큰 방송국인 <텔레비사>에서 자신들에 관한 뉴스가 나왔다. “검찰 단속 결과 한국인이 운영하는 W노래방에서 아시아인 등을 대상으로 마약·무기밀매·매춘 등이 자행됐으며, 이에 검찰은 현장에서 종업원을 불법 감금하고 성매매를 시킨 한국인 여성(양아무개씨 지칭)을 붙잡았다”고.

정씨 등이 경찰영사의 설득으로 한 서명에 따라 정씨 자신 등 5명은 매춘부가 되고, 또다른 1명 즉 양아무개씨는 매춘부의 포주가 되어 멕시코시티 교외 산타마르타 감옥에 수감돼 있다.

[아시아엔=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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