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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국 칼럼] 문재인 정부,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고성국(TV조선 객원해설위원․정치학 박사)

 트럼프의 방한이 무사히 끝났다. 북핵 위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노정되었던 한미간 인식 차이도 「한국을 우회하지 않겠다.」는 트럼프의 발언과 「균형은 미국과 중국 사이의 균형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으로 상당 정도 불식되었다. 비록 일정은 짧았지만 한․미 정상간 외교는 밀도가 있었다. 방위비 분담이나 FTA 재협상 같은 문제들은 늘 있는 문제들이고 양국간 신뢰만 굳건하다면 얼마든지 합리적으로조정해 나갈 수 있는 문제들이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기점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 6개월여 만에 문재인 외교가 어느 정도 자리 잡게 됐다고 평가하는 이유다.

 돌이켜보면 한미간에 약간의 갈등과 틈이 있었던 직접적 계기는 역시 사드배치 문제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 문제는 처음에는 군사적 문제였지만 나중에는 외교문제가 됐고 급기야 한미동맹의 현 수준을 가늠하는 문제가 되어 버렸다. 사드 문제를 정치화시켰기 때문이다. 중국과의 사전 조율 끝에 ‘사드 추가배치는 없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강경화 장관의 국회 답변 형식을 통해 공개적으로 표명한 데 대해서 논란이 이는 것도 사드 문제가 이미 단순한 군사문제가 아님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미국이 진정으로 관심을 갖는 것은 한국이 동맹국가로서 그에 합당한 책임을 다하는가이다. 우리 또한 그렇다. 한미간 이견이 노정될 때마다 한국 국민이 걱정하는 것은 미국이 필요에 따라 우리를 우회하지 않고 동맹국가로서 책임을 다해줄 것인가 하는 전략적 관심이 크다.

 문재인 정부도 북핵 위기에 대한 공동 대응 과정, 특히 사드배치 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동맹국 미국이 무엇을 중시하는지, 무엇을 경계하는지를 잘 느끼고 잘 배웠을 것이다. 굳건한 한미동맹이 대한민국의 성공과 번영 발전에 가장 핵심적인 축이며 다른 인접 국가들과의 협력증진도 한미동맹의 기조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현실주의적 외교원칙을 분명히 할 때 비로소 문재인 정부는 정말 하고 싶은 대로 북한 문제를 운전해 나갈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흔들리지 말아야 할 문제가 하나 더 있다. 그것은 정치적 포퓰리즘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언대로 문재인 정부는 촛불혁명으로 태어났다. 그러므로 촛불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하고 문재인 대통령을 당선시킨 연 인원 1,700만명, 1,500여 개 단체는 모두 「내가 문재인 정부를 세웠다」고 주장할 권리와 근거가 있다고도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사드 반대 집회에서 반미단체 활동가들이 ‘우리가 세운 정권이 우리를 배신하고 있다’고 문재인 정부를 성토하는 것에도 일면의 진실이 있고, 민노총이 공공연하게 한상균 위원장 석방을 문재인 정부에 요구하는 것도 이들의 입장에서 보면 당연한 것일 수 있다는 말이다.

 촛불을 든 국민, 촛불을 들지 않은 국민뿐만 아니라 태극기를 든 국민까지도 아울러야 하는 문재인 정부가 받고 있을 내외적 압박의 강도가 매우 높을 것임은 쉽게 집작할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 시점에서 다시 한 번 확인해야 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정부라는 사실이고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은 100% 대한민국 국민 모두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세력이 과거 박근혜 정부에게 일관되게 제기했던 주장이자 비판이었다.

 정치적 포퓰리즘은 세상을 선과 악으로 나누는 도덕적 이분법으로 치장하고 싶은 유혹에 빠지기 쉽다. ‘우리 편은 정의고 상대편은 적폐’라고 해야 편가르기가 쉽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의 1호 국정과제인 적폐청산은 이 같은 도덕주의적 세계관을 정치적으로 관철시키기에 맞춤한 의제다. 적폐청산 의제의 정치적 힘은 이미 6개월 전 대선에서 적나라하게 입증된 바 있지 않은가. 문재인 정부가 적폐청산이라는 의제에 매몰돼 정치적 포퓰리즘에 흔들릴 수 있음을 걱정하는 이유다.

 문재인 정부 출범 6개월이 지났다. 더 이상은 ‘인수위도 없이 출범한 정권’이라는 말로 시행착오와 혼선을 변명할 수 없다는 뜻이다. 더 이상은 안보에서도 정치에서도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이 치우치지도 흔들리지도 않기를 바란다. 안보, 정치, 경제, 민생, 모든 영역에서 우리나라, 우리 국민이 처한 상황의 엄중함을 무겁게 받아들일 것을 거듭 촉구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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